포클랜드 전쟁의 방관자 [ ]

   

굴욕 그리고 교훈

 

 

포클랜드 전쟁 기간 동안 마요는 마치 조직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조폭 두목이 평소에 폼만 재고 다니다가 막상 싸움이 벌어지자 적에게 몰려 숨어 다니는 꼴이나 마찬가지였다.

 

이에 비한다면 영국은 지구를 반 바퀴나 돌아 원거리 원정을 왔고, 상대적으로 불리한 항공 전력을 가졌음에도 해상과 방공망을 장악한 든든한 호위함 전력 덕분에 항모들이 마음 놓고 작전에 임할 수 있었다.

 

 

 

                                           [ 열세로 평가되던 영국은 마음 놓고 하늘을 누빌 수 있었다 ]

 

 

사실 포클랜드 전쟁에 영국 해군이 동원한 허미스와 인빈시블은 20세기 후반 영국이 경제적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을 때 궁여지책으로 보유하였던 항공모함이었다.

 

1970년대 말까지 보유한 R09 아크 로열(Ark Royal)이나 R05 이글(Eagle)은 팬텀기와 버캐니어(Buccaneer) 공격기까지 운용 할 수 있었던 전략적인 병기였던데 반하여 이들은 극히 제한적인 작전에만 투입할 수 있었다.

 

엘리자베스 1세 이후 무려 400여 년 동안 세계 최강의 해군을 보유하였던 영국 해군은 항공모함 분야에서도 세계를 선도하여왔었지만, 제2차 대전이후, 국력이 급속히 축소되면서 더 이상 거대한 해군을 유지하기가 힘들었고 그 결과 대폭적인 감군이 이루어졌다.

 

아크 로열을 비롯한 전통 항공모함의 퇴역과 대신 전면에 등장한 경항공모함은 영국 해군의 부침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예였다.

 

 

           [ 팬텀과 버캐니어의 운용이 가능한 아크 로열의 퇴역 이후 영국의 항공모함 전력은 많이 약화된 상태였다 ]

 

 

사실 아르헨티나 군부가 자신 있게 영국에 대해서 전쟁을 벌일 수 있었던 이유 중에 아크 로열의 퇴역도 크게 한 몫 하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적어도 이들 항모가 없이 대외 원정은 어려울 것이라 판단하였던 것이었고 영국도 이러한 현실을 인정하여 결국 정치적인 타협을 하여 올 것으로 예상하였다. 하지만 영국의 경항공모함들은 이들의 공백을 말끔하게 메웠다.

 

결론적으로 포클랜드 전쟁 당시에 예상을 뛰어넘는 활약을 보인 덕분에 1970년대 말 영국 해군의 전략적 선택이 올바른 것이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제는 그것도 이미 과거의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영국이 인빈시블급 항공모함들을 퇴역시키고 2016년 취역을 목표로 건조 중인 차세대 항공모함이 전통적인 항공모함 방식으로 건조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서 알 수 있듯이 더 이상 경항공모함과 수직이착륙기만으로 충분한 전략적 효과를 내기 힘들어졌다.

 

 

 

                                                       [ 아크 로열에서 이함 준비 중인 F-4K 팬텀 ]

 

 

이에 비한다면 당시 아르헨티나의 마요는 비록 구닥다리였지만 앵글드 데크와 사출기를 장비한 전통 항모로 해리어와 견주었을 때 공대공 전투력이 뒤지지 않는 A-4를 비롯한 다양한 함재기를 탑재할 수 있었다.

 

따라서 단순히 항공모함과 탑재한 함재기만의 성능만 놓고 비교할 때 결코 꿀림이 없었다. 현재 남미 유일 항공모함인 브라질 해군의 상파울로(Sao Paulo)에 탑재된 함재기가 동종의 A-4KU인 것 만 보더라도 마요의 전력이 충실하였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을 보호할 호위 전력이 터무니없이 부족한 상태여서 아무런 전과도 올리지 못하고 숨어만 있다가 굴욕을 당하였다.

 

전쟁 당시 아르헨티나 군의 최대 업적이라 할 수 있는 구축함 셰필드 격침은 마요에 소속된 아르헨티나 해군의 슈페르 에땅다르가 발사한 엑조세(Exocet) 미사일에 의한 전과였지만 당시 슈페르 에땅다르는 육상에서 발진하였다.

 

 

 

                 [ 포클랜드전쟁에서 주가를 올린 Super Etendard마요가 항구에 묶여있어 육상에서 운용하였다 ]

 

 

지난 2010년 발생한 천안함 사태로 인하여 연안해군의 중요성도 새삼스럽게 다시 부각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천천히 하지만 진중한 한 걸음 씩을 내딛으며 대양해군을 향해 계속하여 다가는 중이다.

 

NLL처럼 우리의 안보를 최 일선에서 방어하는 연안 작전 능력도 당연히 요구되어야 하지만 바다를 생명선으로 삼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고려 할 때 대양을 향한 이러한 행보는 결코 중단할 수 없는 사명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하여 일부에서는 우리도 대양해군의 완성이라 할 수 있는 항공모함을 도입하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한다.

 

그런데 아르헨티나의 마요는 단지 항공모함만을 갖추었다고 대양해군이 완성되는 것이 아님을 알려주는 좋은 역사적 교훈이 되고 있다.

 

물론 전혀 예상하지 않았던 적과 전쟁이 벌어졌기 때문에 그런 것이기도 한데 국가의 위난은 반드시 준비하고 있던 상대와 벌이는 것은 아니다.

 

 

 

                                 [ 국력의 향상과 함께 청해부대처럼 대양으로 나가 작전을 펼칠 일이 많다 ]

 

 

이에 반하여 중국의 항공모함 도입 움직임이 크게 우려되는 이유는 호위할 수 있는 전력을 확보하였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이 취역 준비 중인 구 바르야그호는 처음 건조에 들어간 지 30년이 넘은 함이어서 작전 능력에 많은 제한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동급 함인 러시아의 쿠즈네초프에서 보듯이 고성능 함재기의 운용이 충분히 가능하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도 항공모함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만일 일부의 바람대로 한국 해군이 항공모함을 도입하려 한다면 그 이전에 현재 진행 중인 혹은 계획 중인 각종 수상, 수중전력의 획득사업이 완료된 이후에 신중히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태국의 항공모함 도입이 처음에는 이슈가 되었지만 이제 그다지 거론되고 있지 않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호위 전력이 없는 항공모함은 단지 값비싼 전시물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 대양해군으로의 도약은 충분한 기초 체력 위에서 가능하다 ]

 

 

항공모함 이전에 현재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수상함, 잠수함 전력은 바로 이웃인 일본과 중국에 비하면 아직까지도 부족하기 때문에 뿌리부터 좀 더 든든히 다져야 할 원초적인 필요가 있다.

 

단지 항공모함이 풍겨주는 외형적 매력 때문에 뿌리도 다져놓지 않고 항공모함을 덥석 들여오는 것은 절대로 바람직한 정책이 아니다.

 

그것은 이미 마요가 가르쳐 준 교훈이다. 국방은 단지 겉으로 보이는 멋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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