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대전 당시에 활약한 독일 공군의 에이스들의 성적을 보면 경악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지금까지 인류 최고의 격추 기록을 작성한 에이스는 너무나 유명한 하르트만(Erich Hartmann)이다. 그도 교전 중 여러 차례 피격을 당하였지만 하르트만이 전쟁 중 격추한 적기는 앞으로 결코 재현하기 불가능하다고 평가되는 352기에 이른다. 하지만 그가 최고이기는 했지만 유별나게 특출 난 것도 아니었다.

 

 

352기 격추 기록을 가지고 있는 역사상 최고의 검투사 하르트만

 

 

하르트만의 뒤를 이은 인물이 같은 부대인 JG-52에서 함께 근무한 전우 바크호른(Gerhard Barkhorn)인데, 모두 301기의 격추 기록을 자신의 애기에 자랑스럽게 그려 넣었다. 물론 평면적 비교는 어렵지만 300기라는 숫자는 현재 웬만한 국가의 공군이 보유한 전투기 대수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처럼 하르트만과 바크호른은 300기 이상 격추한 유이한 슈퍼에이스들이고 앞으로도 이 기록은 영원할 것이다.

 

 

 

적기 250기 격추 직후 동료들에게 축하를 받고 있는 바크호른

 

 

 

그 뒤를 이어서 신화로 기록된 수많은 슈퍼 에이스들이 줄을 지어 전사에 기록되어 있다. (Gunther Rall) 275, 키델(Otto Kittel) 267, 노보트니(Walter Nowotny) 258기 등, 지금으로는 도저히 상상도 가지 않는 무려 200기 이상의 격추 기록을 남긴 슈퍼 에이스들이 루프트파페에는 무려 15명이나 된다. 단순히 계산하여 15명의 조종사가 4,000기 이상의 적기를 격추시킨 것이다.

 

 

 

박물관에 보관 된 Be-109에 탑승한 랄의 말년 모습

 

 

 

영화로도 제작되었고 비행 기술이 예술의 경지에 다다랐다하여 하늘의 아티스트로 일컬어진 소문난 에이스였던 마르세유( Hans-Joachim Marseille)158기 격추 기록도 랭킹 10위안에 들지 못할 정도니 독일 공군 에이스들의 업적은 경이 바로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한마디로 슈퍼 에이스들 천지여서 제2차 대전 당시에 독일에서는 5기 정도의 격추 기록을 가지고 에이스 대접을 받기 어려웠다.

 

 

 

북아프리카의 사자이자 루프트바페의 풍운아였던 마르세유. 사진에서 왠지 반항아 특유의 건방진 모습이 보인다

 

 

 

어디서 유래된 것인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흔히 적기를 격추하면 전투기의 기체에 킬 마크(Kill Mark)라 불리는 화려한 격추 기록을 표시한다. 독일의 슈퍼 에이스들은 자랑스러운 킬 마크를 멋있게 그려 넣을 공간이 부족하여 단순히 I 표시만하거나 생일 케이크의 큰 촛대처럼 10기를 하나로 묶어 굵게 표시하여야 하였을 정도였으니 그들의 기록이 얼마나 대단한지 짐작할 수 있다.

 

 

 

 

슈퍼에이스들의 킬 마크 (136기 격추 직후의 마르세유의 수직방향타). 워낙 많이 격추시키다 보니 작대기로 표시되었다

 

 

 

하지만 이런 기록은 한편으로 독일의 에이스들이 불행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인적 자원이 풍부한 연합군은 공중전에서 어느 정도 전과를 올린 조종사들을, 본인이 굳이 원하지 않으면 후방으로 돌리거나 후임 조종사를 양성하는 교관으로 보직을 변경하여 주었다. 폭격기 승무원의 경우도 영화 멤피스 벨(Memphis Belle)’에서 알 수 있듯이 약속된 출격 횟수만 완수하면 제대시켰다.

 

 

인적자원이 풍부한 연합군은 예정 된 임무만 수행하면 위험한 출격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하지만 인적 자원이 부족하였던 독일은 그러하지를 못하였다. 전쟁을 일으킨 원죄 때문에 그들은 마지막까지 여유를 찾을 수 없었다. 독일의 에이스들은 계속하여 최전선으로 출격하였고 그들이 격추를 멈추는 방법은 전쟁이 끝나거나 아니면 전사하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었다. 따라서 독일 에이스들의 애기에 멋지게 기록된 킬 마크는 그래서 서글퍼 보이기도 하는 상징이다.

 

 

죽어서 출격을 멈춘 슈퍼에이스 마르세유의 주검

 

 

 

이렇듯 유능한 하늘의 검투사들을 셀 수 없을 만큼 보유하였던 독일은 에이스들의 노력에 힘입어 여러 전투에서 많은 승리를 이끌어 내었으나 결국 전쟁에서 패하였다. 왜냐하면 제2차 대전은 결코 소수의 에이스들에 의해 승패가 결정되는 수준이 아니었을 만큼 컸기 때문이다. 결국 독일의 슈퍼 에이스들의 전과는 멋지기는 하지만 타의에 의해 강요된 비극의 기록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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