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 연이어 벌인 전쟁은 통일을 이루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지만 앞으로도 무력에만 의지하여 나라의 발전을 이끌 수는 없었다. 상대적으로 산업화가 늦었던 신생 독일제국의 궁극적인 발전은 국부를 향상시키는 것에서 찾아야 했고 그것은 올바른 수순이었다. 이때부터 독일은 비약적으로 발전하여 20세기에 들어서자 본토의 경제력만 놓고 보았을 때, 영국, 프랑스를 능가하는 당대 최강대국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통일을 이룬 독일은 급속히 발전하기 시작하였다.

 

 

노련한 전략가였던 비스마르크는 외교의 최우선 과제를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던 프랑스를 고립시키는데 두었다. 만일 그렇지 않으면 지리적으로 사방에 잠재적 적대세력에 둘러싸인 내륙국 독일이 위협을 받기 쉽다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독일의 전략에 프랑스는 평생의 적이던 영국과 어쩔 수 없이 손을 잡아야 하는 처지까지 몰렸다. 결국 이러한 노력은 보불전쟁이후 유럽역사에서는 보기 드문 장기간의 평화를 가져오게 만들었다.

 

 

비스마르크의 주도로 성립된 3제 동맹을 우화한 영국 신문의 그림

 

 

하지만 1888년 독일제국의 황제로 빌헬름 2세가 등극하자 상황은 급변하였다. 야심만만한 젊은 카이저는 비스마르크를 내치고 대외 팽창을 지향하는 제국주의 경쟁에 뛰어 들었다. 그는 어느덧 강대국의 위치에 오른 독일이 영국이나 프랑스처럼 해외에 거대한 식민지를 경영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문제는 세계의 대부분을 이미 열강들이 선점하고 있어 독일의 팽창은 필연적으로 이들과의 마찰을 의미하였다.

 

 

대립을 벌인 빌헬름 2세와 비스마르크

 

 

 

범게르만주의를 주창하여 동유럽으로 영향력을 확대시키려다 보니 동맹인 러시아와 발칸반도에서 이해관계가 충돌하였고, 그나마 등거리 관계이던 영국과는 중근동에서 부딪혔다. 결국 1907년 영국-프랑스-러시아간 삼국협상이 성립되면서 비스마르크가 염려하던 독일에 대한 역 포위가 일어났다. 이것은 제1차 세계대전의 태생적 원인이 되었고 건드리면 터질 것 같은 조마조마한 순간이 조금씩 다가오고 있었다.

 

 

모로코를 방문한 빌헬름 2세 - 그의 대외 팽창 야욕은 제1차 대전의 원인 중 하나가 된다.

 

 

1914628일 사라예보에서 한방의 총성이 울리고 이후 세계는 미친 듯이 전쟁에 뛰어 들었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과 세르비아간의 국지전으로 끝날 수 있었던 전쟁이 순식간에 세계대전으로 비화한 이유는 그동안 서로간에 쌓인 것이 많았다는 의미이기도 했지만, 이 기회에 상대를 눕히고 모든 것을 차지하고자 하는 제국주의자들의 욕심이 그 만큼 강하였다는 뜻이기도 했다.

 

 

전쟁의 도화선이 되었던 페르디난트 황태자 부부의 마지막 모습


 

728일 오스트리아-헝가리가 세르비아에 선전포고

81일 독일이 러시아에 선전포고

82일 독일이 프랑스에 선전포고

84일 영국이 독일에 선전포고

85일 오스트리아-헝가리가 러시아에 선전포고

810일 프랑스가 오스트리아-헝가리에 선전포고

812일 영국이 오스트리아-헝가리에 선전포고

 

 

전쟁이 선언되자 환호하는 베를린 시민들


 

위 내용은 얼마만큼 전쟁이 급속하게 확산되었는지 알려주는 예인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떠오른다. 독일과 프랑스 사이에 전쟁이 벌어진다면 보불전쟁에서 수모를 겪은 프랑스가 먼저 전쟁을 개시하였을 것 같은데 오히려 독일이 먼저 도발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기습의 효과? 물론, 그런 요인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더 큰 이유는 아직도 독일이 프랑스를 먼저 손보고 싶을 만큼 감정이 많았다는 것이다.

 

 

전쟁의 두려움을 몰라 사진처럼 웃으며 전선으로 달려갔다.

 


독일이 뒤늦게 식민지 경쟁에 나섰을 때 사사건건 방해하고 나선 자가 바로 프랑스였다. 그 결정판이 1905년과 1911년에 두 차례나 발생한 모로코 사건이었는데 자칫 세계대전으로 비화 하였을 것이라 진단도 있을 정도로 상당한 긴장관계를 유지하였다. 독일은 보불전쟁의 패전국이면서도 이를 망각하고 사사건건 발목을 잡는 프랑스를 기회가 오면 진짜 박살내겠다고 벼르고 있었다.  (계속)

 

 

 

 본 글은 "국방부 N.A.R.A 블로그" 작가의 글로써, 국방부의 공식입장과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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