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西)프랑크에서 시작한 프랑스는 100년 전쟁(1337~1453)을 겪으면서 점차 중앙집권적 절대왕정국가로 성장하며 유럽의 강대국이 되었다. 반면 동()프랑크는 962년 오토대제에 의해 신성로마제국(1제국)이 창건되는 등 나름대로 발전의 길을 걸어왔다. 그러다보니 유럽사에서 형식상 로마의 정통성은 게르만의 프랑크왕국을 거쳐 이후 신성로마제국, 즉 독일로 이어지게 된다.



신성로마제국을 창건 한 오토 대제

 

 

하지만 신성로마제국은 창건 직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제국이라는 호칭과는 달리 수많은 약소 제후국들이 느슨한 연합체로 변하였고, 따라서 실권 없는 황제는 단지 친목회의 명예회장 같은 허울뿐인 자리로 희미하게 존속하였다. 때문에 이 당시까지는 프랑스와 독일의 직접적인 대규모 충돌은 없었다고 볼 수 있다. 서로 국가 형성에 바빴고 특히 분열된 제후국으로 나뉜 독일이 강대국 프랑스와 전쟁을 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성로마제국은 실권이 없는 단지 허울뿐인 제국이었다.

 


중앙집권적인 왕정 체제를 구축하여 강대국에 오른 프랑스와 달리 독일은 18세기까지 신성로마제국 당시의 모습으로 철저하게 분리되어 있었다. 그렇다보니 언어와 풍습이 유사하였음에도 서로를 남으로 여길 정도였다. 하지만 이렇게 분열된 독일이 하나로 뭉쳐서 강력하게 된다면 그것은 주변국들에게 그다지 좋은 일이라 할 수는 없어 일부러 외세가 공공연히 통일을 방해하는 행위를 벌이고는 했다.

 

 

 

교황이 주최한 대관식을 통해 임명받은 마지막 황제인 카를 5세 - 이탈리아를 놓고 그는 프랑스와 일전을 불사하였다.


 

17세기 초, 유럽 최초의 세계대전이라 할 수 있는 30년 전쟁(1618~1648)이 발발하였는데 처음에는 신성로마제국내의 신-구교도 세력 및 이를 후원하는 주변 유럽 각국이 앞 다투어 참전한 종교 전쟁의 색채를 지녔으나, 전쟁말기인 1630년대부터는 유럽의 헤게모니 장악을 위한 강대국 간의 정치전쟁으로 그 성격이 완전히 바뀌었다. 1635년 구교의 후원자로서 역할을 자임하던 프랑스는 신성로마제국을 전격 침범하였다.

 

 

 

종교를 명분으로 내세운 30년 전쟁은 프랑스와 신성로마제국의 충돌이기도 했다.

 


 

그 이유는 당시 프랑스의 성직자이자 정치가인 리슐리외의 사상에서 알 수 있다. 그는 분열된 제후국으로만 존재하는 신성로마제국이 30년 전쟁을 거치면서 신교동맹, 구교동맹 등으로 편을 나누어 서서히 뭉쳐지는 현상을 상당히 우려하였다. 그는 이런 흐름이 독일 통일의 시작으로 생각했고 그렇다면 프랑스 바로 옆에 커다란 경쟁 상대가 등장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었다.

 

 

 

성직자이자 정치가였던 리슐리외는 독일의 성장을 용납하려 들지 않았다.

 


프랑스가 유럽의 강국으로 영원히 존속하려면 주변에 다른 강국의 등장을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 리슐리외는 독일의 기운을 미리 제거하고자 침략을 한 것이었다. 30년 전쟁 결과 신성로마제국의 피해는 막심하였다. 종교내전에 국제전 성격까지 더해져서 국토는 황폐화되었고 인구가 30퍼센트나 줄 정도로 결과는 참혹했다. 유럽사에서 30년 전쟁을 최초의 세계대전이라 하는 이유도 바로 이런 결과 때문이다.

 

 

 

오랜 기간의 전쟁이었던 만큼 결과는 참혹하였다.


 

하지만 그런 피해에도 불구하고 전쟁기간동안 그나마 조그맣게 자라나던 독일 통일의 기운은 1648, 전쟁을 마무리하기 위해 체결된 베스트팔렌 조약에 의거 완전히 사라졌다. 조약은 독일 내 신교세력의 인정, 스위스 및 네덜란드의 독립승인 등의 내용을 담고 있지만, 근본적인 결론은 신성로마제국이 하나로 뭉치지 못하도록 영원히 느슨한 제후국들의 연합체로만 존속하도록 조치한 것이었다.

 

 

 

베스트팔렌 조약에 따라 전쟁은 끝났지만 독일은 갈가리 찢겨졌다.


이에 따라 신성로마제국 영역이던 알자스, 메츠, 베르덩은 프랑스에 할양되었고, 나머지 제후국들도 350여개의 영방(領邦)으로 갈기갈기 쪼개졌다. 이렇게 분리 된 각 영방들에게 완전한 주권과 외교 및 조약체결권을 인정하였다. 한마디로 통일이 불가능하도록 싹을 잘라 버린 것이었다. 당연히 350여개의 조그만 도시국가로 분리된 신성로마제국이 더 이상 프랑스의 상대로 떠오르기는 힘들어 보였다. (계속)

 

 

 본 글은 "국방부 N.A.R.A 블로그" 작가의 글로써, 국방부의 공식입장과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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