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운용할 함재기가 없는 항공모함이라면 마치 속없는 만두처럼 그것은 이미 항공모함이기를 포기한 그냥 허우대만 큰 비무장 군함이다. 그런데 문제는 항공모함의 필요 이유인 함재기가 항공모함의 발달을 상당히 제한한다는 점이다. 순간적인 이함이 가능한 강력한 엔진, 충돌 같은 착함시의 충격을 흡수할 튼튼한 강착 장치, 공간을 적게 차지하는 작거나 접는 구조, 바닷물이나 해풍에 부식이 되지 않는 재질 등등처럼 제약이 많다.

 

 

 

 

함재기는 항공모함에 탑재되기 위해 제약사항이 많다.


 

그래서 본격적인 항공모함의 운용이 이뤄진 태평양 전쟁도 함재기의 능력 제한으로 말미암아 전략 플랫폼이 아닌 전술 작전용으로 사용 될 수밖에 없었다. 수십 척의 항공모함을 작전에 투입하였던 미국이 함재기를 이용하여 일본 본토에 대한 전략 폭격이 충분히 가능하였다면 굳이 막대한 피해를 감내하고 태평양에 있는 여러 섬들을 차지하기 위해 상륙전을 실시하지 않았을 것이다.

 

 

피해가 막심한 상륙전을 펼친 이유는 비행장 확보를 위해서였다.

 

 


 

더구나 전후 핵무기와 장거리 유도탄 등의 등장이후로 항공모함 무용론까지 대두되었다. 그때 팬텀(Phantom II)으로 불린 F4H(후에 F-4B로 변경) 도깨비가 1958년 등장하였다. 뛰어난 공대공 전투 능력뿐만 아니라 폭장량 또한 B-17과 맞먹는, 한마디로 지금까지 존재하였던 함재기의 상식은 물론이거니와 기존 육상기지용 전폭기들이 감히 명함을 내밀지 못 할 만큼 뛰어난 항공모함 탑재용 전폭기였다.

 

 


팬텀 II는 함재기의 역사는 물론 항공모함의 역할까지 바꾸게 되었다.


 

이후 항공모함은 육상기지에 연연하지 않고 적의 심장부 최단거리까지 접근하여 엄청난 폭장량을 가진 함재기들로 하여금 정밀 종심 타격을 가할 수 있는 전략플랫폼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다시 말해 항공모함은 제해권 다툼을 위한 움직이는 함대의 항공기지의 역할 뿐만 아니라 적의 종심에 가까이 접근하여 타격을 가할 수 있는 괴물로 진화하게 된 것이다.

 

 

이제 항공모함은 전략 타격 작전이 가능한 플랫폼이 되었다.


 

 

태평양 전쟁을 기점으로 항공모함은 거함거포주의를 대변하던 전함을 바다의 왕좌에서 밀어내었다. 적 함대를 하늘로부터 공격하는 것이 맷집싸움하면서 포격전을 하는 것보다 대단히 효과적이었음이 입증되었고 전쟁 전에 있었던 항공모함파와 전함파의 논쟁을 종결 짖게 되었다. 그런데 무시무시한 공격력을 가지고 있는 항공모함에게도 치명적인 약점이 입증되었다. 바로 공격력과 반비례하여 방어력이 형편없다는 것이었다.

 

 

 

 

미드웨이 해전 당시 일본 비행대의 공격을 받는 항공모함 요크타운


 

물론 공습에 약한 것은 모든 군함의 공통점이지만 항공모함은 덩치가 커서 표적이 되기 쉬운데다가 자위용 무장이 형편없어 더욱 그러하였다. 항공모함 주변에 호위 전투함들이 따라붙었지만 수동식 조준에 의존하는 대공포 탄막으로 항공모함을 완벽하게 지키기는 불가능하였다. 2차 대전이 끝나고 나서도 부족한 방어력을 향상 시킬 수 있었던 뾰족한 방법은 없었고 새롭게 등장한 미사일은 더욱 커다란 위협으로 등장하였다.

 

 

 

 

항공모함을 보호할 수단이 강구되었다.

 

 


 

미 해군은 고민과 연구를 거듭한 끝에 다중의 적 공격을 감시, 탐색하여 방어할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함대공 미사일을 포함한 다양한 방어체계로 순차적으로 요격하는 체계를 완성하였다. 바로 이것이 최강의 방공 관제 시스템으로 명성이 자자한 이지스(Aegis). 아직까지 이지스 체계를 통한 함대 방어가 실전에 적용된 적이 없어서 그 성능이 검증된 것은 아니지만 현재까지 개발된 대공 방어 체계에서 최고로 인정받고 있다.

 

 

 

이지스 체계를 갖춘 구축함들의 엄중한 호위를 받으며 작전을 펼치는 항공모함 전단

 

 


 

항공모함은 공격력에 더해 최고의 방어력을 보유한 이지스 함들의 호위 덕분에 더욱 무시무시한 무력투사 수단으로 자리 잡았고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만큼 항공모함의 전략적 효과는 대단하다. 무인 전투기나 순항미사일 때문에 항공모함 무용론이 다시 등장하기는 하지만 여러 나라들이 앞 다투어 도입하는 것을 보면 항공모함이 그리 쉽게 없어지지는 않을 무기인 것도 사실이다. 앞으로 또 어떻게 변할지 궁금해진다. (끝)

 

 

 

 본 글은 "국방부 N.A.R.A 블로그" 작가의 글로써, 국방부의 공식입장과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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